일곱 살 꼬마의 눈에 비친 6·25전쟁 당시의 필름 원판 같은 역사의 현장
6·25전쟁 발발에서 종전 이후의 실상을 낱낱이 재생해낸 기록 공개!
지나간 일들은 역사라는 이름으로 기록에 남는다. 하지만 현대인들은 어쩐 일인지 남겨진 역사적 기록을 100% 믿을 수가 없다. 이는 남겨진 역사의 기록들이 승자의 입장에서 쓰였다는 전제가 깔려 있기 때문이다. 여기에서 우리는 남겨진 역사 기록을 ‘정사’와 ‘야사’로 구분하여 정사에서 읽을 수 없는 행간을 ‘믿을 만한’ 야사로 보충하는 예도 있다.
‘야사’는 흔히 당시의 현장 증인인 개인의 기록을 토대로 하는 경우가 많은데, 그 대표적인 것이 <안네의 일기>이다. 나치의 감시를 피해 골방에서 생활하며 전쟁의 참상을 전한 세계적인 문학작품이기도 하다. 열세 살 소녀의 눈에 비친 전쟁 속 생활 묘사에는 거짓이 있을 수 없으며, 그 소녀가 느낀 감정까지 고스란히 전한다는 점에서, 겉으로 드러난 실상과 현장을 살아간 사람들의 감정을 재현할 수 있었다.
이 책의 내용은 <안네의 일기>가 전하는 지구 반대편의 상황과 불과 6, 7년의 차이에 불과하다. 제2차 세계대전이 끝나고 5년 후에 발발한 한민족 전쟁 수난사의 한복판을 살며 느낀 일곱 살 꼬마의 기억. 그 기억이 재생해내는 생생한 현장의 기록은 마치 아무 편집도 거치지 않은 원판 필름을 보는 듯하다. 게다가 순진무구한 일곱 살 꼬마가 느낀 감정은 오래된 원판 필름이 자아내는 빛이 바래 을씨년스러운 전쟁의 우울을 배경에 깔고 있다.
동시대를 살아온 세대에게는 아련한 아픔의 상처와 그 상처 속에서 아묾의 희망을 간직했던 당시를 회상하는 계기가, 그 시대를 경험하지 못한 세대에게는 당시의 아픔을 있는 그대로 느낄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이다.
아울러 정사에서 읽을 수 없는 행간에서 머뭇거리고 있는 어느 역사가에게는 당당한 현장의 진실로 빠진 행간을 매울 수 있게 해주는 소중한 자료가 될지도 모를 일이다.
1944년 4월 26일 경기도 수원군 수원읍에서 출생. 포성으로 시작된 전쟁 발발 당시의 상황과, 피난 행렬, 군대 행렬, 피난 생 활, 귀향 후의 생활 등 전쟁의 시작에서 끝까지 자신이 겪은 일 을 생생하게 기억한다. 수원 북중학교, 휘문고등학교를 거쳐 연세대학교 이공대학 물리학과에 입학한다. 1966년에 월남에 참전하는 등 군 생활을 마치고 석유화학지원공단에 입사하여 1996년 울산석유화학지 원주식회사 부장 직을 마지막으로 퇴사하여 인생 2막을 살고 있다. 기타 경력으로는 울산대학교 산업경영대학원을 수료했으며 2001년에는 세종문화사 간행의 <석지 삼십년사>의 초고를 집필 하기도 했다. 어릴 적부터 남들보다 뛰어난 기억력을 소유해, 단 한 번 들 은 노래도 수십 년이 지난 지금까지 가사와 음정까지 정확하게 기억하는 능력을 가졌다. 이를 바탕으로 대한민국 역사에서 큰 비중을 차지하는 6·25전쟁의 한복판에서 생존한 기억을 덧칠하 지 않고 그대로 전하겠다고 결심, 고희를 넘긴 지금 그 결실을 세상에 펴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