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침몰, 천안함 폭침, 씨랜드 화재…
참사로 얼룩진 대한민국의 그늘
대구 지하철 화재 참사에서 딸을 잃고 홀로 살아남은
한 아버지의 상처와 죄의식을 입체적인 환상기법으로 조명한 문제소설!
“아빠, 너무 뜨거워…. 어딨는 거야, 아빠. 이리로 와줘. 왜 날 놔두고 간 거야.”
그 날 이후, 그는 그렇게 살고 있었다. 하지만 그렇게 죽어 있었다.
무명화가인 주인공 ‘양선택’은 10여 년 전 대구 지하철 화재 참사에서 딸을 구하지 못했다는 죄의식을 품고 있다. 삶을 지배하는 자책감과 예술가로서의 실패는 그를 자살로 몰아갔다. 하지만 자살시도는 미수에 그쳤고, 그는 혼수상태에 빠진 채로 딸과 같은 또래의 아이들을 괴롭힌 자들을 응징하는 환각을 경험하게 되는데….
이 소설은 실제 참사를 다루고 있지만, 사고 자체보다는 소외된 채로 살아가는 생존자들의 입장에 초점을 맞춘다.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PTSD)’로 대표되는 그들의 고통을 환각이라는 독특한 프레임에 빗대어 묘사하고 있다. 주인공은 환각 속에서 도깨비에게 목숨을 팔고, 잔혹한 살인사건을 그림으로 그리면서 쾌감을 느끼고, 참사 현장인 대구 중앙역에서 희생자들의 영혼과 마주하기도 한다. 평범한 일상에서는 도저히 감당할 수 없는 상처와 죄책감이 내면세계에서 비현실적인 형태로 표출되는 것이다.
세월호 참사의 여파가 우리 사회를 뒤덮고 있는 지금, 비슷한 과거의 사건을 다룬 이 소설은 더욱 의미가 깊다. 끔찍한 사고를 겪은 한 인간이 어떤 심정으로 남은 인생을 살아가게 되는가. 그 과정을 철저히 개인지향적으로 그려낸 이 소설은 참사 생존자 개개인의 아픔을 조명하는 하나의 계기가 될 것이다.
대구에서 태어나 영남대학교 미술대학 서양화과 를 졸업했다. 청년 시절에는 사회운동에 관심을 기울였으나 현실과 괴리된 이념에 실망하여 방황 하기도 했다. 그러던 중 이야기가 가진 무한한 잠 재력을 깨닫고 마흔이 넘어 글쓰기를 시작했다. 현재는 ‘보통 사람들’이 자신이 쓴 글을 통해 지루 한 일상에서 벗어나 다른 삶을 꿈꾸게 되기를 바 라며 집필 활동에 전념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