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냥년이 된 성녀
환향녀還鄕女에서 화냥년으로
무엇이 도덕이고 무엇이 비도덕인가,
무엇이 인륜이며 무엇이 반인륜적인 것인가
무시무시한 살육과 살상의 한가운데서 국난國難을 자신의 몸 하나로 감당해야 했던 여인들이 있다. 청은 조선 여자들을 50만여 명이나 붙잡아 간 후, 다시 돈을 받고 그 가족들에게 되파는 만행을 저질렀다. 포로가 된 어머니, 아내, 딸을 돈을 주고 속환贖還해야 했고, 그렇게 해서 고향으로 무사히 돌아온 여자들을 환향녀還鄕女라고 반겼다. 그러나 그 기쁨도 잠시, 나라에서 ‘환향녀는 절개를 잃은 훼절자毁節者이므로 내쫓아도 된다’는 영을 내렸고, 힘없는 백성은 나라와 문중의 압력으로 아내를 화냥년이라 부르며 배척해야만 했다. 국가적 재난 속에서 오가는 철없는 명분 싸움에서 희생되는 것은 결국 선량하고 힘없..